슬픈 영화를 보거나, 양파를 까거나. 사뭇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두 행위에 공통점이 있을까? 이 같은 의문에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는 답이 ‘눈물’이다.
눈물은 감정에 의해서나 혹은 외부 자극에 의해 분비된다. 그러나 눈물은 안구의 윤활유 역할도 하고 면역 기능도 수행한다. 때문에 우리 눈은 언제나 눈물의 영향권 안에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감정에 치우치거나 자극을 받지 않는 평상시에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지 않음은 눈물에게도 고유의 길이 있기 때문이다. 눈물의 근원지는 눈물샘인데 눈물샘에서 나온 눈물은 눈을 적신 후 눈물길을 통해 콧속으로 빠져나간다. 눈물이 지닌 여러 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도, 울지 않을 수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런데 눈물이 빠져나가야 할 눈물길이 막히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눈물이 길을 잃게되면 눈물은 뺨을 타고 흐르게 된다. 자꾸 손으로 닦아야 하니 몹시 불편하다. 태안과의 태준석 원장은 “눈물뿐 아니라 눈곱이나 고름이 나오는 경우에는 간혹 염증이 확산되어 주위 조직, 특히 눈에 심각한 위험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방치하면 안 된다. 원인은 대부분 알 수 없지만 40세 전후의 여성에게 빈발하며, 눈 주위나 코뼈 근처에 염증, 외상이 있거나 또는 수술을 받은 경우와 선천적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눈물길이 부분적으로 막히거나 좁아지면 수술로 치료한다. 태준석 원장은 “다른 모든 수술과 마찬가지로 눈물길 수술도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염증이나 출혈, 증상의 재발이나 삽입물의 탈출, 축농증 발생 또는 악화, 주변 안와 및 안구조직의 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이고 “수술에도 몇 가지 방법이 있으니 상담 후 자신에게 맞는 수술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선천적으로 눈물길이 막힌 아기에게는 가느다란 철사로 막힌 부분을 뚫어주는 수술을 시행한다. 실리콘 고무줄을 눈물길에 삽입해 기존 눈물길을 넓혀주는 방법도 있으며, 눈물길이 심하게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힌 경우엔 코뼈를 뚫고 새로운 길을 만드는 누도수술이 적합하다.
누도수술은 피부를 절개하여 새로운 길을 뚫어주거나, 콧속으로 내시경을 넣어 새로운 길을 만드는 방식이 있는데, 피부절개를 통한 수술이 예후가 90% 정도로 높다. 내시경을 이용할 경우 피부에 흉터가 남지 않고 통증이나 부종이 적은 장점이 있으나 성공률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이 같은 방법으로 2~3차례 시도해도 성공하지 못한 경우이거나, 눈물길의 입구 가까운 눈물세관부터 막힌 경우에는 유리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공 눈물관을 눈과 코 사이에 직접 삽입해주는 것이 좋다.
■ 도움말: 태안과 태준석 원장